2010년대까지만 해도 역주행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복고 프로그램(ex. 응답하라 시리즈,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등)을 통해 원곡이 주목받으며 차트 순위가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 하지만, 이제는 SNS, OTT를 통한 콘텐츠 소비가 주류가 되면서 TV 프로그램보다 디지털 콘텐츠를 통한 역주행이 주로 일어나고 있지. 역주행의 트리거가 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또한 점차 다양해지며 그 주기도 빨라지고 있는 것 같아. 오늘은 이러한 ‘케이팝 속 역주행’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

📹태초엔 하니 직캠이 있었다.

구독자, ‘케이팝 역주행’하면 뭐가 먼저 생각나? (세대차가 드러나는 답일 순 있지만) 나는 EXID 하니의 <위아래> 직캠이 떠올라. ‘역주행’이라는 단어를 하나의 트렌드 키워드로 자리 잡게 해준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 직캠은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거든. 3분 16초의 영상 하나로 <위아래>는 발매 3개월여 만에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고, EXID라는 그룹은 승승장구하게 되었지. 이후 방송사들이 직캠의 중요성을 깨닫고 음악 방송 직캠 콘텐츠가 생겼다는 썰이 있을 정도로, 이 직캠의 파급력은 그 어느 역주행 콘텐츠와도 비교 불가라 할 수 있어.

그리고 직캠을 통한 역주행은 전국민적인 열풍을 부르는 경우가 많아. 2PM의 <우리집>도 여기서 빼놓을 수 없지! 2015년에 촬영된 멤버 준호의 직캠이 2021년에 모두의 알고리즘에 등장하며 이른바 ‘우리집 붐’이 불었어. 많은 후배 아티스트들의 커버는 기본! <우리집> 무대 영상 댓글창은 2PM의 ‘으른 섹시’를 찾아온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어. 덕분에 5년간의 공백기를 마치고 <해야 해>로 돌아온 2PM에게는 꽃길이 펼쳐졌지.

이 외에도 직캠을 통해 노래와 아티스트가 역주행한 케이스는 많아. 무대에 열정을 다해 임하는 아티스트의 진심이 대중에게 닿았기에, 역주행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

🪖군인이라 더 관심 있습니다. (feat. 불후의 명곡)

예전엔 내 가수가 군대에 가도 그의 소식을 접할 길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요즘에는 육군 유튜브, 국군의 날 기념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군인과 대중 간의 접점이 더 가까워지고 있어.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군 복무 중임에도 역주행하는 가수들이 눈에 띄고 있지.

첫 번째 주인공, 올해 음원차트를 점령하며 이제는 역주행이 아닌 정주행의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데이식스야. ‘불후의 명곡 2 - 국군의 날 특집’에서 카투사-해군-군악대 멤버들이 선보인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무대가 크게 화제가 된 바 있어. 이 무대를 기점으로 서서히 역주행 조짐이 보이다가 올해 초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로 ‘더블 역주행’에 성공했지. 최근 <녹아내려요> 컴백 당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음악 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데이식스 역주행의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어김없이 ‘불후의 명곡 2 - 국군의 날 특집’의 수혜자가 등장했어. 바로 낭만의 결정체 우즈(WOODZ)! 케이팝 리스너 사이에서 소소하게 인기를 끌던 <Drowning>이 우즈의 군복 열창에 힘입어 빠르게 역주행하고 있어. 멜론 차트 TOP 100에 진입한 것은 물론, 그 순위가 차근차근 오르고 있다고 해. 우즈는 군대에서도 X와 공식 팬 카페를 통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해 오고 있는데, 이번 <Drowning> 역주행으로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고.

풀세팅하고 오른 무대도 아닌 군인의 무대 영상으로 역주행한다니, 신기하지 않아? 물론 노래도 노래지만, 가장 크게 작용한 건 군인 신분임에도 본업에 열중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어. 진정성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니까.

⏩챌린지 BGM만으로? 이게 되네?

위에서는 아티스트의 무대 영상이 디폴트였다면, 이번에는 무대 영상 없이 역주행한다는 점에서 조금 달라. 숏폼 챌린지에 사용되는 음원이 오리지널 음원의 역주행을 부른 케이스지.

‘T라 미숙해’ 밈과 함께 올여름 숏폼 세계를 강타한 위아더나잇 <티라미수 케익>, 케이팝 대표 캐롤인 EXO <첫 눈> 모두 이 사례에 해당해. 그중 <첫 눈>은 2023년 12월, 10년 만에 멜론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어.

특이점은 아티스트가 아닌 일반인이 시작한 챌린지라는 거야. 이 경우, 예전에 발매된 음원을 사용하고 안무도 일반인에 의해 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아티스트가 만든 챌린지보다 안무가 따라 하기 쉬워 챌린지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야. 그렇게 챌린지는 빠르게 확산하게 되며 BGM의 차트 역주행으로 이어지는 거지.

케이팝 역주행의 가장 대표적인 3가지 사례만 살펴봤어. 사실 역주행의 요인과 양상은 정말 다양해. 유명인의 추천으로 새롭게 주목받거나, 누군가의 노래 커버로 원곡이 급부상하는 경우도 있지. 이러한 역주행은 국내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니야. 최근 해외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ETA>를 비롯한 뉴진스의 곡들이 입소문 나기 시작하며 뉴진스가 글로벌 팝 시장에서 역주행하고 있다고 해.

어찌 보면 역주행은 정주행의 반대잖아? 즉, 누군가의 예측하에 벌어질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기도 해. 그만큼 앞으로 어떤 곡들이, 어떤 아티스트가 새롭게 주목받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는 거 아니겠어? 많은 역주행이 ‘중소의 기적’이 되었듯, 앞으로 어떤 곡이 새롭게 빛을 보게 될지 함께 기대해 보자고!

📍위치: 서울 마포구 성암로 211-3

💸 가격: 포도 그라니따 4,800원, 콘파냐 4,300원

📋 평점: ⭐️⭐️⭐️⭐️

방송국 피디님의 추천으로 방문했던 곳이야. MBC 투썸플레이스, YTN 스타벅스만 전전하던 나에게 ‘상암에도 느낌 좋은 카페가 있구나’라는 충격을 주었지. 이곳은 과일 그라니따에 에스프레소를 함께 부어줘. 처음에는 그 맛이 상상되지 않았는데, 한 입 먹어보니 상큼하고 다크한 맛이 어우러져 중독적이더라구. 이후엔 다른 곳에 가서도 그라니따와 에스프레소를 함께 주문해서 만들어 먹을 정도로 괜찮은 조합이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새로운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마셔보길 추천해!

(크림🍦) 지난 10월 27일, 터치드가 강렬한 사운드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싱글 <Addiction>을 발매했어. 이 곡은 위험한 걸 알면서도 그 달콤함을 끊지 못하거나, 어쩌면 끊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고발과 경고를 담고 있어. 터치드는 이번 곡에서 ‘맛있고, 달콤하게 들리게끔 하는 것’에 가장 신경 썼다고 해. 그래서일까?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중독됐습니다...😇

🍭달콤한 <Addiction> MV 비하인드 컷

뮤직비디오의 비하인드 컷을 stew!에서만 단독 공개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