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속담 들어봤지? 수고하는 사람 따로 있고 이익 보는 사람 따로 있는 상황을 빗댄 말이야. 여기, 이 속담에 딱 맞는 상황이 케이팝에서 벌어지고 있어. 바로 ‘암표*’ 문제야. 고질적인 공연계의 암표 문제는 다양한 해결책이 꾸준히 제시됨에도, 교묘하게 형태를 바꿔가며 이어져 왔어.

티켓팅 직후 아티스트의 이름을 검색했는데, 정가보다 비싸게 올라온 티켓 양도 글에 화내본 적 있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암표 신고가 무려 4,224건에 다다랐다고 해.💢 지난달에는 가수 장범준이 암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공연 취소라는 선택을 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지. 유명 아이돌의 경우에는 백만 원 단위까지 티켓 가격을 올려서 되팔고 있으니, 아티스트도 팬들도 골머리를 앓을 만해.

오늘은 공연계에 깊게 뿌리내린 암표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차원의 노력에 대해서 알아볼게.🧐

*암표: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부정 거래되는 티켓을 말해.

🤔 댈티, 아옮.. 그게 다 뭔데?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관련 용어를 설명해 볼까 해. 암표는 케이팝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지만, 자세히 알지 못하는 구독자들도 많을 거야. 특히 코로나19 완화 이후 다시 공연이 활성화되며 여러 용어가 새로 생겼지. 지금 케이팝을 하는 팬들에게는 ‘암표’보다 ‘플미’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테니 말이야. 이러한 암표 거래는 티켓베이, 번개장터 같은 중고 거래 사이트, X 같은 SNS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이해하기 쉽게 케이팝 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로 예시를 들어볼게!

🥵 이래도 불법 양도할 거야? 이래도?

최근에는 티켓팅이 끝나자마자 아티스트 공식 계정에 ‘불법 거래를 모니터링 중이니 자제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게 당연한 절차가 된 듯해.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직접 목소리를 내는 아티스트들도 많아.📢 최근 MMA 2023에 출연한 실리카겔 멤버들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프리미엄 티켓 소비를 자제해달라고 말하기도 했어. 이번 달 공연을 앞둔 이영지도 불법 거래를 저격하고, 취소표 구매를 장려하는 스토리를 올려서 화제가 됐지. 이외에도 티켓 예매처와 아티스트 소속사가 한마음 한뜻으로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게 있을까?

#티켓 예매처

먼저 인터파크, 예스24, 멜론티켓과 같은 티켓 예매처의 노력이 있어. 정각이 되자마자 예매 창에 들어가기 위해 광클**하다가, 매크로 사용이 감지되었다는 팝업과 함께 새로고침 된 경험 있는 사람?🙋 이렇듯, 예매처들은 시스템상에서 매크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사용자가 일시적으로 예매를 하지 못하게 막고 있어. 1인 1매 한정 예매, 보안문자 입력 또한 부정거래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

티켓 가격이 정가보다 몇십 배로 높게 치솟는 유명 아이돌 콘서트의 경우에는, 티켓팅 후 부정 예매가 의심되는 티켓을 일괄 취소시키기도 했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직하게 예매한 사람들의 티켓도 함께 취소돼 논란이 되기도 했지. YES24로부터 억울하게 티켓을 취소당한 팬이 한국소비자원에 문의했지만, 이미 취소된 티켓은 돌려받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말이야. 예매처들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매크로를 잡으려다 선량한 팬들까지 피해를 보는 건 너무하지 않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소명 기회를 주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광클: 예매 창에 빠르게 접속하고 티켓을 선택하기 위해 광속 클릭하는 것을 말해.

#본인확인

가수 장범준은 지난 1월 초 약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어. 하지만 공연 이틀 전, YouTube 장범준 커뮤니티에 ‘암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공연 티켓 예매를 전부 취소하게 됐다’는 공지가 올라왔지.💦 결국 공연은 취소되고, 그 후 구글 폼을 통한 추첨방식으로 티켓을 판매했어. 추첨을 통해 선정된 사람만 현장에서 티켓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해서, 암표 문제를 해결하려 한 거야.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장범준은 현대카드, NFT*** 업체인 모던라이언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했어. 2월에 있을 공연의 티켓을 모두 NFT 티켓으로 발행하기로 한 거야!🫢 NFT를 이용한 티켓이라니 조금은 생소하지? 장범준의 이번 공연은 NFT 마켓플레이스인 콘크릿(KONKRIT) 앱에서 추첨에 응모하고, 당첨자만 NFT 티켓을 구매할 수 있어. 앱 내에서는 매크로 사용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리티켓팅과 양도를 할 수 없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

이번 사례를 통해 알려졌지만, 사실 NFT를 티켓 예매에 적용한 건 첫 시도가 아니야. 작년에 싸이가 NFT 보유자를 대상으로 선예매를 진행했고, 현대카드의 기획행사인 ‘다빈치모텔’은 티켓 전량을 NFT로 발행하기도 했었거든. 장범준의 사례를 통해 케이팝 암표 문제에 NFT 티켓이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해봐도 좋을 것으로 보여!🗝️

***NFT: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말해. 스튜4호에서도 NFT를 케이팝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다룬 적 있어.

🧑‍⚖️ 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거야?

과거에는 암표상들이 개인적으로 불법 티켓을 판매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 암표 시장은 조직적으로 커졌어. 심지어는 사업자 등록 후 당당하게 암표를 판매하는 업자들이 널렸지. 암표 거래는 리셀에 해당해 반복성이 있으면 과세 대상이지만, 실제로 업자들이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어.😡

이런 대리 티켓팅 업자들을 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걸까? 물론 암표 문제를 대상으로 하는 공연법이 존재하긴 해. 하지만 현행법상에는 빈틈이 너무 많아. 50년 전에 만들어진 법이고, 주로 암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위주의 법이거든. 공연장에서 직접 티켓을 거래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양도받은 티켓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야.

반가운 소식은 작년에 매크로를 이용한 부정 판매를 금지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거야.(이 또한 참 오래 걸렸다~ 싶어😅) 올해 3월부터 시행 예정인데, 이 법 또한 사각지대가 남아있어.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법을 피해갈 방법이 존재한다고 보거든. 처벌 수위도 ‘징역 1년 이하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낮은 편이야.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익명의 셰프) 밴드 붐은 온다? 아니, 이미 왔을지도. 다들 요즘 국내 밴드의 폼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있을 거야. 나만 해도 알고리즘에서 심심치 않게 밴드 공연 영상들을 접하고 있거든.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터치드, 라쿠나, 유다빈밴드 등 MPMG(엠피엠지) 소속 아티스트들. 바로 그 MPMG가 주최하는, 일주일간의 ‘밴놀 무제한 제공 사건🎸’이 있어 제보하려고 해.🕵️ 이름하여 ‘MPMG WEEK 2024(엠피엠지 위크)’!

‘MPMG WEEK’는 일주일간 팬들과 다채로운 콘텐츠를 함께 하는 레이블 감사제야. 쉽게 말해 ‘SMTOWN LIVE’처럼 한 소속사의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하여 공연하는 거지. MPMG WEEK 역시 다채로운 공연들로 구성되어 있어. 여기에 더해 오디션, 그리고 전시, 플리마켓, 산악회 등의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게 ‘MPMG WEEK’만의 특이점!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고해 줘!) 나는 그 중 MPMG의 초대로 다녀온 ‘BLUE LABEL - THE SOLUTIONS’과 ‘Limited Edition - GREAT BASS INVASION’ 공연을 리뷰해 보려고 해.🎶

‘BLUE LABEL’은 평소에는 만나볼 수 없었던 특별한 세트리스트를 선보이는 미니 콘서트야. MPMG WEEK의 메인이라고도 할 수 있지. 총 여덟 아티스트가 출연하는데, 그중 THE SOLUTIONS(이하 솔루션스) 공연에 관해 이야기해 볼게. 솔루션스는 신스팝 사운드가 특징인 밴드야. 공연을 보면서도 이들의 음악만으로 80년대부터 미래까지, 여러 시대를 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 보컬 박솔은 공연 전에 ‘산악 출정식’에 참여하여 등산을 했다는데, 무악산의 정기를 제대로 받았는지 공연 내내 텐션이 너무 좋더라고!💪

솔루션스 노래들이 대체로 요즘 케이팝에 비해 간주와 후주*가 꽤 길다고 느꼈는데, <L.O.V.E>에서는 무려 약 1분 30초간의 ‘후주 차력쇼’가 있었어. 각자 연주에 몰입하는 솔루션스에 집중할 수밖에 없던 순간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 왠지 모르게 지난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Glory Of Life>와 <Otherside>, 그리고 페스티벌에서 다시 한번 듣고 싶은 만큼 흥겨운 트로피컬 사운드가 특징인 <Dance With Me>까지! 언급한 곡은 꼭 한 번씩 들어보는 걸 추천해.☺️ 개인적으로 밴드 공연의 묘미는 아티스트와 관객 간의 교감이라고 생각하는데, 250명 내외로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라 아티스트를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

미발매 곡 <Superstition>도 들을 수 있었는데, 신보가 발매되면 꼭 다시 듣고 싶더라고...🙏(신보 준비 중이라고 하니 많관부!) 70분 남짓의 러닝타임에도 평소에 자주 볼 수 없었던 무대를 15개나 만나볼 수 있어 그런지, 팬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내가 다 행복해진 공연이었어! (이런 알찬 공연, 적극 찬성합니다.🙆) 나도 내 최애 아티스트가 이런 기획 공연을 손수 말아주길... 오늘부터 정권지르기🥋 해야겠다...

‘Limited Edition’은 새로운 아티스트 조합으로 진행되는 한정판 공연이야. 총 2가지 테마로 진행되었는데, 내가 다룰 공연은 바로 ‘GREAT BASS INVASION’! 베이시스트 김호(Lacuna)와 조영윤(유다빈밴드)이 대한민국 최고의 베이시스트를 가리기 위해 벌인 혈투를 직관했어. 키보디스트 채도현(터치드), 드러머 오명석(SURL)도 함께 이 무대를 꾸몄지.

라운드는 총 4라운드! 1~2라운드에서 ‘재즈의 권위자’ 김호가 말아주는 그루브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 조영윤의 선곡 센스에 놀랐어. 아는 맛이 무서운 법이라고 해야 할까?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과 QWER의 <Discord>를 커버하는데, 대중에게 익숙한 곡으로 관중을 빠르게 압도하는 스킬에 감탄했어.🙊 그리고 보면 볼수록 베이시스트 간의 경연과 별개로 드러머와 키보디스트의 수행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고난도의 연주가 이어졌지. (오히려 좋아.)

“내 연주를 인정하지 않다니 막귀가 아니냐”, “상대의 연주? 봐줄만한 정도”. (애정 어린) 독설이 오가는 두 사람의 불꽃 튀는 신경전을 보는 재미도 있었어. 덕분에 공연장의 열기도 한층 달아올랐지!🔥 재즈 테마로 진행된 라운드 3, ‘Do you know swing?’은 마치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피아노 배틀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 두 베이시스트의 신들린 속주에 저는 속수무책이 되어버리고 말았죠... 그래서 4라운드를 거쳐 승리한 사람이 누구냐고? 공연은 승자 겨루기 없이 화합의 장으로 마무리되었어. 하지만 내가 감히 꼽아보자면... 이 경연의 승자는 바로 이 공연을 볼 수 있던 관객이 아닌가 해!🤘 내년에는 어떤 INVASION으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거 있지?

참, ‘MPMG WEEK 2024’는 2월 7일까지 진행돼. 이 후기를 보고 다른 공연들이 궁금해졌다면 MPMG WEEK 공식 인스타(@mpmgweek)를 참고하길 바라! 나는 내년 공연을 기다리고 있으려고.😉

*후주: 곡을 마무리하는 부분의 반주. 대부분 곡의 반주는 전주(intro)-간주(interlude)-후주(outro) 구조로 구성돼!

(초빙셰프 ‘밤밤’님) 안녕! 나는 2월 2일, 다인원 걸그룹 트리플에스(tripleS)의 ‘Eve-Con’을 다녀왔어! 아마 현재 활동 중인 한국 걸그룹 중에서 인원이 가장 많을 거야.🤭 사진만 봐도 그래 보이지? 트리플에스는 2월 3일과 4일 양일간 유닛 및 단체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하루 전인 2일에 애피타이저 같은 콘서트 ‘Eve-Con’을 열었어. 이브 콘서트가 특이한 점은 티켓팅을 통해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작년 ‘Pre-Con’ 관람객 한정으로 무료 참여할 수 있게 했다는 거야! 어느 날 갑자기 초대 문자를 받았을 땐 얼마나 설렜던지~💗

완전체 앨범 ‘ASSEMBLE’의 수록곡 <New Look>으로 단체 무대를 시작했어. 내 트리플에스 최애 곡인 데다가 실제로 안무가 있는 무대를 본 건 처음이라 ‘와 오늘 공연은 벌써 다 봤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더라고.🧎‍♂️ 이브 콘서트에서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멤버가 참여하는 건 아니었어. 유닛 LOVElution과 EVOLution의 멤버들(총 16명)이 같이 무대에 섰고, 최근에 공개된 tripleS NXT 멤버들은 아쉽게도 볼 수 없었지.

두 유닛의 개별 무대와 완전체 <Rising> 등 여러 무대가 있었지만, 단체로 <Colorful> 무대를 했던 게 가장 좋았어! 자유로운 무대 동선에 맞춰 멤버들끼리 친근하게 노는 모습이 너무 귀엽더라고.😭 약 1시간 동안 진행되어 맛보기 스푼 같은 공연이었지만,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3일과 4일에 진행될 콘서트를 예매하고 싶어졌다니까! 이브 콘서트라는 재밌는 마케팅이 다른 곳에도 널리 퍼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앞으로 채워질 남은 S21~S24* 멤버들을 기다리며 다음 콘서트나 팬미팅도 빨리 오길 바랄게!

*S21~S24 : S 뒤에 붙는 숫자는 각 멤버의 고유 번호를 의미해. S21~S24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멤버들이야.